소설 논개를 읽고쓰기 나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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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20-06-17 16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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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날 따듯한 가을 햇살 아래에서 조용히 출렁이던 강물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다. 내게 있어 그녀는 친일 화가가 자기 부인의 얼굴을 본떠 그렸다는 영정그림이나, 한 줄의 기록으로, 그리고 국어 교과서 속의 시에서 슬프고 고결하게 묘사되는, 실재했었지만 마치 전설 속 인물처럼, 자꾸 여러 가지 이미지로만 겹쳐지게 되는 추상적인 인물이었다.
소설 논개를 읽고쓰기 나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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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설 논개를 읽고쓰기 나서
‘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고결한 여자’라는 그동안 내 머릿속의 이야기와는 달리, 책에서 논개는 ‘한 남자를 사랑해 그 사랑 때문에 죽음을 택한 여자’로 그려지고 있었다. 소설 속에선 내가 어릴 적 위인전을 읽으며 무작정 존경하기만 하던 이이도, 국어책에서 멋진 시를 짓던 사람으로만 알던 정철도, 정치인으로서는 그저 동-서인으로 편 갈라 감정적으로 싸우는 모습이 요즘의 정치인들과 별다를 바 없이 그려져 씁쓸한 마음이 밀려왔다.
나는 얼마전에 유등축제를 구경하러 진주성에 가 본 적이 있는데, 진주성에서 가이드 해 주시는 분을 따라 진주성의 history(역사) 에 대한 설명(explanation)을 들으며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함께 가 본 곳이 바로 논개가 뛰어내렸다는 바위, 의암(義岩) 앞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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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를 생각하며, 죽는 순간 그녀가 했을 많은 생각들, 어떤 마음이었을 지 생각 해 보면 숙연해진다.
순서
소설 논개를 읽고 나서
실재 논개가 어떤 環境에서 어떻게 자라 어떤 사랑을 하고 어떻게 그 삶을 마감 했을 지, 소설 속에서는 작가가 상상해 만들어 놓은 올곧은 어린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졌다.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기울어져 있는 큰 바위위에 서서 있으려니 강물이 나를 끌어당기려는 듯 어지러운 느낌에 아찔했다.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고 난 후, 논개가 자신의 남은 삶과 맞바꾼 이 복수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, 그 슬픔을 애국이라는 멋진 결과로 승화시켰기 때문일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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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그때 내가 서 보았던 바로 그 자리에서 삶을 마쳤던 논개. 그녀의 이름을 떠올릴 때, 내 머릿속에 연상되는 이미지는 나라를 구한 여자, 슬픈 여자, 용감한 여자 등등이었다. 그 시대를 상상해 보는 일은 이 책에 집중하는 일이면서도 또 매우 마음 아픈 일이었다. 열손가락 가득 가락지를 끼고, 꽉 깍지 낀 팔 안에, 남편이 아닌, 남편과 또 진주성의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한 일본 장수를 단단히 붙잡아 강물 따라 저승길로 이끌던 그 마음이 어땠을 지, 그런 그녀의 결단과 그 아픔을 생각하면 존경스럽다고 느껴지면서도 또 한편, 결국은 그녀가 애국자로, 용감한 여자로 생을 마감하고야 말게끔 한 그 상황을 떠올리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평화로울 수 없었던 그녀의 삶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. 그 슬픈 그 날 진주성의 이야기 속에서, 그녀와 조선이 함께 흘렸을 강물 같은 눈물을 생각 해 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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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설 논개를 읽고쓰기 나서
레포트 > 인문,어학계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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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.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인, 어린 논개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 시대 속에서 그런 식으로 될 수밖에 없었을 지도 모르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임진왜란, 일본의 침략 아래에서 어쩔 수 없이 휩쓸리던 조선의 높고 낮은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다. 여자가 사회의 주가 될 수 없었던 조선 시대의 위인들 중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거의 유일한 여인이었던 논개에 대한 소설을 읽으면서, 어디서부터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또 어떤 것이 history(역사) 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.
